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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려는 모양이야로 시작하는 글쓰기 장마가 시작되려는 모양이야. 축축한 건 싫으니까 날 말려줘. 우울한 건 싫으니까 날 말려줘. 날 말려줘. 말려줘. 제발. ***'말리다'와 '말다' 두 가지 말을 사용한 일종의 언어유희적 표현? 장마가 시작되어 축축하고 우울하니까 축축한 나를 햇빛에 따뜻하게 말려달라는 의미와 우울한 내가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 이를 말려달라는 의미. 비가 오는 날의 우중충한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더보기
새벽녘 창으로 달빛이 스밀 때로 시작하는 글쓰기 새벽녘 창으로 달빛이 스밀 때, 너는 태양이 되었다. 왜 져버렸느냐 묻기엔 너무 늦었고, 언제 떠오르느냐 묻기엔 너무 이른 하늘. 나는 인내하지 못해 달에 안긴다. ***새벽의 태양이 된 너, 보이지 않는 너. 보이는 건 달빛인데 왜 너는 태양이 되어 내게서 몸을 숨기는지. 왜 져버렸느냐 묻기엔 노을이 어제의 것이고, 언제 떠오르느냐 묻기엔 너무 이른 파란색 새벽. 떠오를 태양을 기다리기엔 사무치게 외로운 새벽. 결국 떠오를 태양은 잊어버리고 어슴푸레한 달에 안기며 외로움을 달래는 나. 당장의 외로움을 참지 못해 훗날의 밝음을 잊어버리는 걸 썼었다. 더보기
그 아이는 죽었어를 자신의 문체로 내가 그 아이를 외치며 울어도 그 아이는 사진 속에서 웃는다. ***내 문체로 쓰긴 썼지만, 소설 같은 연성보다는 시처럼 연성했다는 느낌 이런 표현을 되게 좋아한다. 앞뒷문장이 서로 운율감을 이루는데 뜻은 반대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