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녘 창으로 달빛이 스밀 때, 너는 태양이 되었다. 왜 져버렸느냐 묻기엔 너무 늦었고, 언제 떠오르느냐 묻기엔 너무 이른 하늘. 나는 인내하지 못해 달에 안긴다.
***
새벽의 태양이 된 너, 보이지 않는 너.
보이는 건 달빛인데 왜 너는 태양이 되어 내게서 몸을 숨기는지.
왜 져버렸느냐 묻기엔 노을이 어제의 것이고,
언제 떠오르느냐 묻기엔 너무 이른 파란색 새벽.
떠오를 태양을 기다리기엔 사무치게 외로운 새벽.
결국 떠오를 태양은 잊어버리고 어슴푸레한 달에 안기며 외로움을 달래는 나.
당장의 외로움을 참지 못해 훗날의 밝음을 잊어버리는 걸 썼었다.
'오리지널 > 짧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벚꽃 아래에서로 시작하는 글쓰기 (0) | 2016.11.25 |
---|---|
장마가 시작되려는 모양이야로 시작하는 글쓰기 (0) | 2016.11.25 |
그 아이는 죽었어를 자신의 문체로 (0) | 2016.11.25 |
버틴다로 끝나는 글쓰기 (0) | 2016.11.25 |
커피를 마셨다로 시작하는 글쓰기 (0) | 2016.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