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스러지던 내 몸뚱아리가 뭉그러지면, 넌 으레 분을 토한다. 날 갉아내는 것은 너이지만, 내 흔적은 너에게 남지 않는다. 너를 위하기에 뾰족해지고, 너를 위했기에 뭉툭해졌다. 내 끝을 알지만, 난 다시 파이는 고통을 버틴다.
***
연필의 입장에서 쓴 글.
여기서 '너'는 종이가 아니라 연필을 쥔 사람이다.
날(연필) 갉아내는 것은 너(사람)이지만,
내(연필) 흔적(글씨)은 너(사람)에게 남지 않는다.
☞종이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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